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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살 여자임.....

대형 기업병원 다녔었음

그 들어가기 힘들다는 기업 병원에서도

내가 우리 부서 1등으로 들어갔고

기타 스펙도 내가 가장 월등했음.

특히 공인 외국어 성적같은 경우는

같은 해 입사한 동기들 중에서 1등이었고

그래서 특수부서 입사했는데

 

 

결론적으로는 6개월 만에 관둠

돈은 잘 받았음

월급 안 나올때는 200 후반 많이 받을때는 400 초중반

평균적으로 월 330은 받았음

근데 그 돈이고 뭐고 다 싫을 정도로

일 하는게 너무 끔찍했음

간호사 다큐멘터리 본 사람 알 거임

대한민국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 하고 있는지

 

일 못 하면 죄인 취급하고 어쩌다가 일 잘 해도 꼬투리 잡아서 꼭 혼내고

내가 무슨 실수를 하면 몇 분 안에 다 소문이 나고(상황이 뻥튀기 되는 건 기본)

공부해 오라 해서 피곤하고 힘든데도 잠 줄여가면서 공부했더니

누가 이딴식으로 공부하라고 했냐고 내 눈앞에서 페이퍼 던지고

한 번은 내가 내 일을 제대로 못 쳐내니

나보고 너같은거는 없어졌음 좋겠다고

죽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나는 눈치 없고 손 느리고 눈썰미 없어서

한 번 일 배우고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리는 편임

내 부서 부장이 나는 일 못 할 애라고 판단했나 봄

결국 그 부서 전체 왕따됨

모든 사람들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일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아주 사소한 일도 나에게 맡기지 않음

어쩌다 하나 하면 사고 안 쳐도 내가 꼭 잘못한 것 처럼 몰았음

 

죽고 싶었음 

이러다가 진짜 내가 죽거나 누구 하나 죽일거 같아서 관둠.

관둔지 꽤 됐는데 아직도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음

진짜 녹음하거나 동영상 안 찍어서 고소 안 한게 한임

 

지금은 집에서 공부하면서 있는데

부모님이 나한테 많이 실망하셨음

알고 있음 이제 다 키워놔서 멀쩡한 데 취업시켜놨더니

몇 달 버티고 뛰쳐 나왔으니 얼마나 속상하시겠음

나 대기업 다닌다고 그것도 들어가기 어려운 특수 부서 들어갔다고

부모님이 엄청 자랑스러워하셨음

돈도 많이 벌고 복지도 좋다고

그리고 부모님도 노후 준비하셔야 되고 이것저것 할 게 많은데

계속 나 뒷바라지 한다는게 부담스러우신거 같음...

 

나도 알고 있음 빨리 돈 벌고 밥벌이 해야된다는거

근데 죽어도 병원은 가기 싫음 진짜 싫음 

병원만 보면 치가 떨릴 정도로 병원은 쳐다보고싶지도 않음

공무원 되거나 공기업 가고 싶음 병원은 정말 싫음......

 

근데 부모님은 반대하시는 상황

그 좋다는 대기업 몇 달만에 뛰쳐나온 주제에

니가 뭘 할 수 있겠냐면서 나는 사회 부적응자라 함

나를 못 믿겠다 함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정신상태로 뭘 할 수 있겠냐고

 

나 일 할 때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했더니

관두라고 관두고 나서 너 하고 싶은거 다 하라고

얼마든지 지원해 주겠다고 했으면서

 

저번에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내가 쏠 테니까 외식이라도 하러 나가자고 했다가

우리 집 지금 돈도 없는데 외식은 무슨 외식이냐고

지금 허리띠 졸라 매도 부족하다면서 화 내심

 

하 진짜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음

부모님이랑 맨날 싸우고 집에 있음 부모님 눈치 보느라 숨이 막힘

병원 나오면 숨통이 좀 트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음 

 

내가 뭘 잘못한건가 싶음

고등학교 때 남들 다 공부하니까 성실히 공부했고

대학교 때도 성실히 공부하고 스펙 쌓고 

입사 후에도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배우고 일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나이 먹은 20대 중반 백수임

 

인생이 비참하고 자괴감 들어 한탄 좀 해 봄





좋은 얘기도 아닌데 베스트됐네;;;;

사회생활 선배로서 좋은 경험담이랑 조언 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앞으로 두고두고 읽으면서 그 다음 직장에서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첫 사회 생활이라 부족하고 서툴고 모르는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학창 시절에 알바도 많이 했었고 성실하고 싹싹하다고 일 하던 곳에서 정규직 스카우트도 받은 적이 있어 사회 생활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착각했었던 것 같습니다.나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것에 직장인이 훨씬더 많은 중압감을 가지고 일 하는데 말이지요.아까운 시간 허비하지 않고 다른 길을 알아보거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다시 한 번 진심어린 조언 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셨음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부모님한테 느낀건 부모님은 내 속사정 다 알고계심 여기다 차마 쓰지 못 한 일들도 훨씬 많았습니다.내가 당했던 일들 듣고 분노하면서 당장 관두라고 하셨는데 막상 관두니 태도가 달라져서 내가 더 상처받았고요...


의사가 자기가 불렀는데 안 왔다고 발로 찬 적도 있었고,선배가 자기 하라는대로 똑바로 안 했다고 트레이 집어 던지고 실수했다고 대야 집어 던지고 불렀는데 대답 안 했다고 주먹으로 등 때린적도 있었음.등짝 스파이크 손 때리기 이런거는 일상이었고.저 때도 안 울었었고 선생님들이 나보고 독한년이라고 더 태웠습니다.기가 막히죠ㅋ


그 때도 내가 모르고 부족하니 하나라도 더 배우고 잘해서 욕 덜 먹고 나중에 나한테 막 대하는 사람을 돕는게 복수하는 길이다!이러면서 병원 다녔는데 바뀌는 건 없더라고요ㅋㅋ고비를 못 넘긴것일수도 있지만요.나도 간호사였고 면허도 있지만 간호사 집단 진짜 답이 없습니다.


출처:http://pann.nate.com/talk/33348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