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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 목요일. 친구랑 저녁을 먹기위해 삼겹살집을 갔습니다.

간단하게 삼겹살만 먹고 나오자는 생각에 들어가서 서둘러 주문을 했고,서로 인생사는 얘기를 하며 밥을 먹고 있었죠. 중간쯤 먹어가는 와중에뒷쪽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울고 소리를 지르는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살짜리 아이였는데 그 정도 나이면 당연히감정 컨트롤이 안되는 것도 알고, 부모가 다루기도 힘든 나이인건 압니다.



저도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남자이지만 유아교육과를 지망했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아이를 싫어한다고 오해하실까봐)처음 한번은 참았습니다. 

그 정도는 어딜가나 볼 수 있는 광경이고, 또옆에 엄마가 보고있으니 당연히 조용히 시키거나 달래겠거니 하고 냅뒀죠.그런데 아이의 목소리는 단순한 떼를 넘어서서, "빼애애애액!!!!!!"을 시전하는경지에 이르렀고, 밥을 먹다 체할 것 같아서 애엄마(1)에게 눈치를 줬습니다.

눈을 마주쳤는데 애엄마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왜 쳐다봄?" 이런 눈빛.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생각을 속으로 열두번은 더 했습니다. 

그러나 말리기는 커녕애엄마 셋이서 술을 마시며 노느라 애들은 뒷전. 말리는 시늉이나, 조용히 하라는말이라도 좀 했으면 아마 사건은 그렇게 크게 일어나지 않았을겁니다.

사건은 제가 두번째로 눈치를 줄 때부터 일어났습니다. 두번째로 쳐다보자 뒤에서"아 뭐~~~~" , "곧 갈거에요~~~" 라며 비아냥 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애엄마들.

그러자 사장님이 저에게 오시더니 "손님이 참으세요. 조용히 할겁니다." 라고 하셨고,저는 더이상 앉아있으면 제가 너무 열이 받을 것 같아서 그냥 먹던 밥 냅두고 일어났습니다.

계산을 하며 놓고온게 없나 테이블을 보는데 느껴지는 애엄마들의 시선. 아니나 다를까 자기들끼리 저를 쳐다보며 쑥덕대는게 아니겠습니까. 

하하..대체 자기들이 뭔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쳐다봤냐는 식으로 계속 보길래 입모양으로 "뭐요 뭐 어쩌라고요" 라고 했더니, 대뜸 쌍욕을 날리며 뻐큐를 시전.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딱봐도 나이가 서른 후반은 되어보이는 나름 '엄마'라는사람들이 뻐큐를 날린다는게 너무 유치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뻐큐라뇨 뻐큐 ㅠㅠ 

쓰는데도 제가 다 창피하네요..



저도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이라 생각해서 쌍뻐큐를 날려줬습니다. 친구가 그만하고 가자고 말려서 그렇게 나왔고, 발렛을 맡겨놓은 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 등장하는 애엄마(1)의 남편 등장. 남편이 보이자 헐레벌떡 식당 앞으로 뛰쳐나온 애엄마(1)이 대뜸 욕을 시작합니다. 

밑에는 기억나는대로 적을게요.


애엄마(1) : 이 18새끼야 니가 뭔데 우리 애한테 지ㄹ$@!$

애엄마(1)남편: 너야? 니가 그랬어? 니가 그랬냐고 어?

애엄마(1) : 야이새끼야 애들이 좀 떠들수도 있지 @#$@!$!

나 : (어리둥절) 네 전데요. 왜요.

애엄마(1)남편: 너 몇살이야 이 18새끼야 너 어디살어

(이 와중에 애엄마(1)의 욕은 계속되었어요.)

나 : 어디사는건 알아서 뭐하시게요. 나이 쳐먹을만큼 먹었어요.


이렇게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발렛을 해주시던 사장님 등장. 
그만하시라며 말리시는데 나머지 애엄마(2,3)들이 식당 밖으로 등장. 

저새끼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너무 어이가없고 화가나서 도 똑같이 욕으로 대응해줬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시작된 그들의 수준 인증.



"니 애미는 너 낳고도 미역국 쳐마셨다든?"

"너는 나중에 니 자식 낳으면 안이럴 것 같니?"
(이 말에 "자식 안낳을건데요" 라고 했더니 병신이라서 못낳는거랍니다..하하)

"다른 사람들 다 조용히 있는데 왜 너만 지X이야"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왜 애들한테 지X이야"
(참고로 애들한테 뭐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말 지어내는건 수준급.)

"조용히 먹을거면 강남가서 먹든가" (이건 대체 무슨 논리..?)

"가만히 밥먹고 있는 사람 열받게 왜 지X이야" (저도 가만히 먹고 있었어요;;)



더 많은데 지금 기억나는건 저게 전부네요. 더 심한 말이 많았으나,제 기억력의 한계는 여기까지. 무튼 저러는 와중에 애엄마(1)남편이 뒷목을 가격했습니다. 뒷목에는 빨갛게 긁힌 상처가 그대로 남았죠. 

저는 바로 경찰에 신고. 경찰을 부른 후에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욕설. 듣다듣다 저도 못참고몇마디 했으나, 씨알도 안먹혀요. 애엄마 3명이서 모이니 자기들끼리의 단합심(?)이 폭발했는지 부모욕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하더군요.


경찰이 도착한 후에 애엄마들의 행동이 더 가관입니다. 없는 말을 지어내는건 기본이요, 되려 자신들의 애들이 너무 놀랬다며 제가 애들에게 직접 욕하고 혼이라도 낸 것 마냥피해자 코프스레를 하는데 대꾸할 가치도 없어서 그냥 참았습니다. 

애 있는게 벼슬인가요..그러고나서 경찰관분이 남자 두분이서만 화해하시면 끝날 일이라고 계속 달래시고, 타이르시길래 그냥 악수만 하고 각자 집으로 갔습니다. (후회중)







저도 서비스업에 2년동안 종사하면서 이런 저런 사람들 다 만나봤는데
이렇게까지 무식하고 안하무인격의 애엄마들은 정말 처음 겪어봤습니다. 

도대체 그들이 생각하는 잘못의 기준은 뭔가요? 최소한 아이들이 시끄러울때 
"조용히 해야지" , "사람 많은데선 큰 소리 내면 안돼" 라는 말만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요. 제가 그렇다고 크게 예민한 사람도 아니거든요. 

글을 잘 못쓰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그 다음날 바로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진정서)을 
접수 했습니다. 제가 목을 다쳤기 때문에 상해진단서 끊고, 바로 경찰에 제출했구요.

제가 아닌 또 다른 2차 피해자가 나오지않게 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 합의는 절대 안해 줄생각입니다. 본인이 준 상처는 본인이 감당하고 책임지는게 
맞는거니까요.

그리고 가게 상호명은 공개하지 않을겁니다. 사장님도 계속 말리셨는데 무시한건 
애엄마들이니까요. 사장님은 싸움이 안나기를 계속 바라셨던 분 입니다.